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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의 남단에 있는 아레끼빠
시내에 빠짜꾸떽 이라는 교회가 있다.
원주민 마리오 목사님과 한국의 김복향 선교사가 교회를 인도하고 있다. 우리
일행이 빠짜꾸떽 교회를 방문하고 있던 중에 어떤 청년이 병이 나서 다 죽게 되었다고 나에게 환자를 보아 달라고 했다.
나는 덜컥 겁이 났다. 방사선과 의사인 나는 임상 경험이 적은데다가 검사
기구도 없고 가지고 간 약품도 종류가 몇 가지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20대 청년이
어머니의 부축을 받으며 교회 한쪽 구석에 마련한 진료실로 들어 왔다. 심한 설사가 일주일이나 계속된
데다가 먹지를 못해서 심한 탈수 상태에 빠져 있었다. 장질부사나 콜레라가 아니면 이질중의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환자는 탈수 때문에 눈이 쑥 기어 들어가고 피부에 탄력이 없이 기진맥진하고 겁에 질려
있었다. 이곳에서는 장질부사나 콜레라에 걸리면 사망률이 아주 높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전염병은 입으로 들어가는 것만 조심하면 괜찮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큰 걱정 없이 환자를 여기 저기
진찰하기 시작했다.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들은 혹시 내가 감염되지 않을까 몹시 걱정하는 눈치다.
우선 포도당 주사를 놓아주어야
할 터인데 아무 기구도 없다.
나는 이 청년이 토하지 않고 물을 마실 수만 있다면 살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입안으로 한 모금 물을 떠 넣었더니 다행히 토하지 않는다. 계속해서 물에
소금과 설탕을 타서 마시게 했다. 항생제와 소화제 그리고 타이레놀과 비타민까지 주었다.
설사하는 전염병에 타이레놀과 비타민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마는 가지고간 약품은 해가 되지 않는 한 다 준 것이다.
가지고 있던 캔디와 쵸코렛도 먹게 하고 손을 꼭 부여잡고 하나님께 기도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얼굴에
생기가 돌기 시작한다.
이틀 후에는 완전히 치유가 되었다.
또 하루는 심한 피부병이 있는
중년 여인이 임시 진료소에 찾아 왔다.
아주 장대하고 뚱뚱한 여인이다. 온몸이 시뻘겋게 부어 있고 이곳저곳에
진물이 흐르고 있다. 3개월 이상이 되었다고 한다. 시골 한지
의사에게 찾아갔으나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고 한다. 나는 다시 난처해 졌다.
피부과 전문의도 아닌데다가 이런 피부병은 생전 본 일도 없다. 무슨 병인지
알 수도 없을 뿐 아니라 설사 안다고 해도 약도 없다. 이런 환자를 내게 데리고 온 사람이 야속하게
느껴졌다.
가지고 있는 것은 아주 작은
튜브에 든 항생제 크림뿐이다.
게다가 이 장대하고 뚱뚱한 여인에게 발라 준다면 가지고간 약의 반 이상을 써버려야 한다.
다시 잠시 묵상하고는 이 약을 한 사람에게 다 써버린다고 하더라도 그냥 돌려보낼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온몸에 약을 바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환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나는 의사이지만 이렇게 심한 피부병은 본 일도 없고 가지고 있는 약은 항생제 크림뿐이다.
그러나 우리가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하면 하나님께서 불쌍히 보시고 치유하여 주실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나 기도를 하면서도 내 마음에 이렇게 심한 병이 곧 나으리라고는 믿지 못했다.
치료를 마치고 이곳을 떠나 이마을 저 마을에 무료 이동 진료를 하고 닷새만에 돌아 왔는데 이 환자가 사흘 후에 몸이
깨끗이 나아서 온 가족을 이끌고 교회에 나왔다는 소식이었다. 눈물이 나도록 반가운 일이었다.
나는 실상 나으리라는 믿음도 없이 기도하였는데도 하나님은 들어주신 것이다.
그렇다. 물론 믿음으로 기도해야 된다.
그러나 비록 병이 나을 것이라는 믿음이 적거나 없어도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할 때에 하나님은 들어주신다.
기도로 병이 낫는 것은 내가 기도를 잘해서가 아니다. 나의 기도의 공력으로
되는것도 아니다. 이것은 오직 하나님의 은총이다. 우리가
기도를 더 열심히 하면 더 큰 병도 더 빨리 낫는다는 생각은 얼뜬 듣기에 좋고 신앙적이라고 할는지 모르지만 조심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이런 생각은 나중에 자기 스스로를 원망하거나 하나님을 원망하게 될 위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령 어느 여인의 남편이 암에 걸렸다고 하자. 그는 열심히 기도를 하였는데
남편은 죽었다. 이 여인은 내가 더 열심히 기도 하였더라면 내 남편을 살렸을 것인데 내가 게을러서
백일 기도를 하지 않아서 내 남편을 죽였구나 라고 자책한다. 또 다른 여인은 암에 걸린 남편을 위해서
열심히 기도하고 백일 기도도 드렸는데 어떻게 하나님은 내 남편을 죽게 하였는가 라고 생각하고 하나님을 원망하게 된다.
물론 둘 다 잘못된 생각이다. 이런 잘못은 병이 낫는 것이 나의 기도의
덕분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가 기도를 얼마나 하였느냐도 중요 하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병의
치유는 전적으로 하나님께 달려 있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는 일이다. 나는 두 환자를 위해 기도 할 때에
병이 나으리라는 믿음도 없었다. 그러나 하나님은 고쳐 주신 것이다.
이 두 환자를 생각하면 지금도
기쁜 것은 하나님이 살아 계시고 역사 하시며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것을 다시 체험하게 된 사실이다.
어떤 이들은 “그 환자들이 치유된 것은 약을 써보지 못했던 사람들이라 금방 나은 것이지 하나님이 고쳐주신 것은
아니다”라고 말 할는지도 모른다. 약을 써보지 못했던 사람이 좋은 약을 쓰면 금방 낫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아무 약도 없이 기도와 말씀만으로 고치시기도 하시고 때로는 약간의 약으로도 고치시며 또 어떤 때에는
수술을 통하여 고치신다는 것을 알아야 된다. 무슨 방법을 쓰던지 병을 고치시는 것은 하나님이시다.
이 환자들이 나은 것은 내가 용한 의사이기 때문에 나은 것은 절대로 아니다.
약의 효과만으로 된 것만도 아니다. 하나님께서 고쳐주신 것이다.
또 중요한 것은 이 환자들이 육신의 병만 나은 것이 아니라 마음에 변화를 받고 하나님을 믿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다는 사실이다. 두 환자의 일은 비록 작은 일이지만 기적적인 일이다.
이런 작은 기적들은 어디서든지 얼마든지 볼 수 있다. 그러나 우리들은
영적인 눈이 무디어서 이런 기적을 보아도 하나님께서 역사 하심을 깨닫지도 못하고 감사도 없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선교지에 가면 영적인 눈이 밝아지고 예리해 져서 비록 작은 일이라도 하나님의 역사 하심을 깨닫고 체험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선교 특히 단기선교는 선교지에 가서 무슨 일을 한다기보다 하나님의 살아
계심과 인도하심을 체험하는 축복의 시간이 되여 은혜를 받고 예수님을 증거 하게 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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