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짭짤한 바다 냄새가 불어오는 바람결에 은은히 풍겨 나오는 인천, 그곳에서 태어나 중학교까지를 다녔다. 인천은 나의 고향이다. 그런데 그것이
어느덧
40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 후 서울로 옮겨와 대학을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왔다. 그러고는 필라델피아에 정착해 산 지
27년이
되었다. 인천이 고향이라지만 세월의 흐름에 이제는 기억이 희미하다.
그러면
27년이나
정을 붙이고 살아온 땅 필라델피아가 나의 고향인가? 그렇게 느껴질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 그러면 나의 고향은 어디인가? 나는 고향을
상실한 나그네인가? 정든 고향, 그리운 고향이란 어떤 의미인가?
고향이란 우리에게 소속감을 주는 곳이다. 부모와 형제, 친척, 친구들이 머물고 있는 곳, 그리하여 우리가 외로움에 지쳤을 때 돌아가 쉴 수 있는
사랑의 안식처이기도 하다. 또한 고향이란 희망의 보금자리이다. 비록 가진 것이 없는 가난뿐이었어도 공부 열심히 하고 부지런히 일하면 성공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품었던 곳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고향이란 그곳이 아름다운 꽃이 만발하는 산골짝이든지, 바닷가 외딴 섬이든지, 비록 소란스런 도시일지라도 정들고 그리운 곳이 된다.
고향이란 물질적인 것보다 정신적인 행복의 시초가 되는 곳이다.
이제 고향을 떠난 지
40년이
되었다. 수년 전 고향을 다녀왔는데 가슴 설레는 반가움 대신에 어렴풋한 실망감이 마음 한 구석에 자리를 잡았다. 예전에 살던 나의 집은 그
사이로 대로가 들어서며 흉물스럽게 반동강이 나 있었다. 수많은 자동차에서 뻑뻑 뿜어내는 소음과 매연으로 하늘은 희뿌연 안개를 드리운 듯하다.
마음으로 그리던 고향은 이미 아니다. 나의 고향은 어디인가? 소속감과 안정감, 사랑과 희망을 심어 주던 고향은 사라져 버렸는가? 그리운 고향이란
한갓 어렸을 때의 꿈에 불과한 것인가?
야곱은 정든 고향을 떠나 방랑의 길에 오른다. 광야를 지나가다가 돌을 베개 삼아 잠을 자는 중에 꿈을 꾼다. 사닥다리가 땅 위에 섰고 천사들이
오르락내리락하며 여호와의 음성이 들린다. ?야곱이 잠이 깨어 가로되 여호와께서 과연 여기 계시거늘 내가 알지 못하였도다?(창
28:16)라고
고백한다. 야곱은 이곳 루스라는 땅을 벧엘이라 불렀다. 벧엘은 하나님의 집이라는 뜻이다.
우리가 영원한 소속감을 느끼고 편히 쉴 수 있는 안식처는 하나님이 함께하시는 곳이다. 하나님이 함께하시는 곳에서 사랑과 희망을 갖게 되는
것이다. 요셉도 정든 고향을 떠나 애굽에서 살았지만 어디를 가나 하나님이 같이하심을 믿고 살았으며, 멀리 바벨론으로 잡혀 가서 살게 된 다니엘도
그 주어진 땅에서 멋지게 살았던 것을 기억한다.
필라델피아는 어느덧 나의 고향과 같은 편안한 안식처로 다가 온다. 이곳에
27년을
몸담고 살았기 때문이 아니라 이곳에 하나님이 나와 함께하심을 믿고 살기 때문이다.
나의 육신의 고향은 인천이다. 그러나 또 하나의 고향이 있는데, 그것은 영적인 고향이다. 이 영적인 고향은 이 세상 어느 곳에 살든지 하나님이
함께 계심을 믿고 깨달으며 그 안에서 영원히 살기를 원하는 곳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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