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선교는 의사가 아닌 사람이 해야 한다.       

 

   

의료 선교는 의사나 간호사가 해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이다. 그러나 이러한 일반적인 생각이 1970년부터 도전을 받기 시작했다. 의료 선교를 의사들만의 전유물로 생각할 것이 아니라 비의료인의 참여를 적극 권장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는 의견이 대두된 것이다. 이러한 변화가 왜 일어나기 시작했는지, 또한 앞으로의 의료 선교는 누가 어떻게 담당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할 것인지 살펴보자.
 

예수님은 전도 여행을 다니시며 종종 병자를 고쳐 주셨다. 복음서를 살펴보면, 복음서 내용의 25%가 예수님이 행하신 치유에 관한 말씀이다. 예수님의 하신 일을 본받아 우리도 선교 활동에 있어 25% 정도를 병든 사람을 치유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져 본다.

그런데 세계 선교 역사를 회고해 보면, 의사들이 의료 선교에 동참한 것이 1-5%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그 가운데 한국은 예외였다. 한국에 파송 나온 미국 선교사들 가운데 10-12%가 의사였었다는 사실은 특기할 만하다. 참고로 1800년대부터 현재까지 일반 선교사와 의료 선교사의 비율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연도

의료 선교사

일반 선교사

비율

조사

1851-1870

7명

307명

2%

CMS

1891-1900

41명

754명

5%

C. P. Williams

1925   

1,157명

29,188명

4%

WorldMissionary Atlas

1994   

86명

8,534명 

1%

전희근

(미국 7개 교단 조사)

한국에 온 선교사

연도

의료 선교사

일반 선교사

비율

조사

1854-1959

40명

386명

10%

Henry Rhodes

1892-1983

34명

287명

12%

Sophie Crane

 

  

역사적으로 볼 때 한국을 제외하고는 의료 선교에 동참한 의사의 수가 상대적으로 적고 앞으로도 향상될 가능성이 거의 희박하다. 선교 병원은 의사의 숫자가 적은 것 이외에도 물가의 상승과 값비싼 의료 기구 구입에 따른 어려움 등으로 인하여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선교 병원이나 진료소를 통해 그 동안 선교지의 많은 환자가 의료 혜택을 받았지만 전체 인구 수에 비례한다면 그 비율은 지극히 적은 숫자에 불과하다. 따라서 의사와 병원을 통한 의료 선교 이외에 또 다른 방법이 절실히 요구되어 왔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선교뿐 아니라 일반 의료계에서도 마찬가지로 지적되고 있다. 그리하여 최근 병원을 대신해 의료 혜택을 베풀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1978년 소련의 알마아타에서 WHO(World Health Organization) 주관으로 범세계적인 모임을 가졌는데 여기서 시작된 것이 PHC (Primary Health Care, 일차 보건 의료)이며, 이와 병행해 선교계에서는 비슷한 형식의 의료 체제인 CHE(Community Health Evangelism, 지역 보건 전도)가 발달된 것이다.

 

지역 보건 전도의 중요한 목표는 첫째, 의사가 아닌 비의료인 즉, 목사나 교사 혹은 그 밖의 어떤 직업의 사람이든지 상관없이 의료에 동참하는 것이며, 둘째, 병의 치료보다는 예방과 건강 관리에 중점을 두는 것이다.

 


 


 

                            영양

             가족 계획                예방 접종


 

   유아 건강                                    토착병 관리

                        지역 보건 전도


 

         전도                                  위생

                      진료        물

 

 

    

한편 이 경우 건강 관리는 주로 교육을 통해 이루어진다. 교육에는 적절한 교재뿐 아니라 그림과 연극, 노래 등 다양한 시청각 교육을 총동원할 수 있다. 선교지의 원주민들은 대체로 무지(無知)한 경우가 많아 일반적인 학교 교육 방식의 교육 방법은 효과를 얻기 힘든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이런 의료 교육을 위해서 의사나 간호사뿐 아니라 문학가, 화가, 음악가, 연극 연출가 등이함께 작업을 하면 효과를 배가시킬 수 있다.

 

내가 만난 바니 라피트(Bonnie Lafitte)는 남미의 에콰도르에서 오랫동안 일한 여선교사이다. 원래 문학을 전공했는데, 음악에 남다른 재주가 있어서 노래를 잘 부르는가 하면 피아노 연주도 일품이다. 선교사 남편 글렌(Glenn)을 따라 선교지에 가서 봉사를 하는 중에 주일학교 아이들을 가르치게 되었는데 이때에 기발한 생각이 떠올랐다.

 

가사를 재미나게 지어내 적당한 곡조에 맞추어 가르치면 성경 공부뿐 아니라 건강 관리와 생활 개선에도 효과가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훗날 이 생각을 발전시켜 선교와 건강 관리와 음악에 관한 논문을 써서 석사 학위까지 받게 되었다.

그녀가 작사, 작곡한 많은 동요와 노래 가운데 남미 인디언의 키취아 말로 된 ?물을 끓여 먹자?라는 노래를 소개한다.

 

물을 끓여 먹자

                      (작사 작곡) 바니 리피트

은 참귀한 것

없이는 살수 없네

러나 맑은 물 속에도

이지 않는 독이 있어

여 먹지 않으면 배탈이 날수 있네

을 끓여 먹자 물을 끓여 먹자

이지 않는 독을 없에자.
 

물론 교육만으로 그치는 것은 아니다. 의사나 간호사가 없이도 사용할 수 있는 상비약이 많은데 이런 약들을 적절히 사용할 수 있도록 현지인들을 교육시킬 수 있다.  어느 곳에 몇 개의 보건소를 설치해야 하며 진료소는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 또한 중환자를 위한 병원과 일반 병원 및 진료소 사이에 어떤 연락 운영 체계를 갖출 것인가? 이런 일을 의사가 모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첫째는 의료인의 숫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며, 둘째는 의료 선교사는 의술을 전하는 전문 기술인일 뿐 일반 행정에 관한 일은 현지의 사정을 잘 아는 현지 선교사가 훨씬 잘 감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중 가장 적합한 사람은 목사 선교사이며, 그 이외에 모든 평신도 선교사도 이 같은 일을 능히 감당할 수 있을 것이다.